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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in Vestibular Science > Volume 21(2); 2022 > Article
2022년 제31차 바라니 학회 참석기
2022년 5월 9일–11일, 어지럼증을 공부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전공의 때부터 들어왔던 바라니 학회(Bárány Society)의 미팅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과 전임의가 되었을 때, 석사를 지도해 주셨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구자원 교수님께서 2020년 바라니 학회에 초록 등록을 하도록 이끌어 주셨으나 그해부터 기나긴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와 함께 바라니 학회는 기약 없이 연기되고 말았다. 그 뒤로는 점점 주말에 ‘온라인’ 학회를 참석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어느새 2022년 봄이 되었다. 길었던 COVID-19로부터 일상으로의 복귀 움직임이 서서히 일어나면서, 이미 우리보다 빠르게 일상으로의 전환을 시작한 스페인에서 드디어 2022 바라니 학회가 온/오프라인 동시 형태로 열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직 COVID-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학회를 갈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구자원 교수님을 비롯해 존경하던 여러 교수님들께서 오프라인으로 참석하실 예정이라는 것을 듣고 필자도 용기를 내어 참석을 해보기로 결정하였다. 벼락치기 준비 끝에 5월 8일 일요일 새벽 비행기로 인천을 떠나, 20시간의 경유 비행 끝에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하였다. 바라니 본 학회에 앞서 5월 7일과 8일에는 임상보다는 기초연구들 위주로 구성된 새틀라이트(satellite) 학회가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신청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새틀라이트 학회도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문단의 그라나다 새틀라이트 심포지움 참석기는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서명환 교수님께서 작성해주셨다.
그라나다는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기차로 약 4시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국내에서는 드라마를 통해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도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년 전 대한평형학회에 해외 연자로 방문했던 Jose Antonio Lopez-Escamez는 그라나다 대학에서 근무하는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메니에르병(Menière’s disease) 유전학자이다. Lopez-Escamez가 이번 바라니 학회의 학술위원장으로 본 학회와 새틀라이트 학회의 프로그램 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새틀라이트 심포지움이 이 도시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새틀라이트 심포지움은 전정전기생리학에 평생을 바쳐 일한 Anna Lysakowsky에게 헌정된 학회로, 첫 번째 세션부터 Lysakowsky의 생애와 관련 연구에 대한 발표가 많았다. 전정전기생리학에 관련된 기초연구는 내용이 어렵고 복잡하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전정기관의 생리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만 이틀 동안 심포지움과 포스터 발표가 있었는데, 국내에서 참여한 발표로는 전정전기자극 실험 결과, 고실내 약물전달의 영향, 그리고 이석기능질환의 진단기준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더불어 첫째 날 밤에는 학회에서 준비한 알람브라 궁전 투어가 있었다. 아랍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조화를 이룬 알람브라 궁전은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미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5월 9일 월요일, 마드리드 Meliá Castilla Hotel에서 열린 본 학회 첫날 오프닝 직후에는 대한평형의학회에서 마련한 단독 심포지움이 진행되었는데, 네 분의 우리나라 교수님들께서 ‘전정질환의 진단과 치료에서 인공지능과 전정재활의 활용(Application of artificial intelligence & vestibular rehab for diagnosis & management of vestibular disorders)’을 주제로 발표해 주셨다(Fig. 1). 전정 분야에서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도적인 주제에 대해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단독으로 연구성과와 비전을 제시하는 장면은 인상 깊었다. 학회 프로그램은 총 2개의 방에서 나란히 진행되었는데, 청각 전정질환과 인지기능, 역학, 외림프 누공, 이석증, 전정기능검사를 주제로 한 연구 발표들이 이어졌다. 평소 외래 환자를 진료하며 가졌던 궁금증을 체계적으로 파고들어 연구한 발표들을 보면서 임상적 지식도 쌓을 수 있었고, 관심 갖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도 발표를 들으며 새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맹인 환자에서 청각 자극을 이용한 두부충동검사를 다룬 발표는, 얼마 전 어지럼을 주소로 외래에 내원한 실명 환자의 안진검사를 시도하던 중 제멋대로 움직이는 안구움직임을 해석할 수 없어 난감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관심 있게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는 vestibular implant 분야도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빅데이터와 머신 러닝, 중추성과 말초성 어지럼의 감별진단에 대한 업데이트, 영상검사 등 다채로운 주제들에 대한 발표들이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첫날 학회가 마감되었다. 중간 휴식 때마다 있었던 포스터 세션에서는 여러 나라의 연구자가 서로의 연구를 둘러보며 자유롭고 열띤 질문들을 나누었는데, 학회장의 활기찬 인상이 생생한 여운으로 남는다. 학회 첫날 또 인상깊었던 세션은 다양한 전정질환의 진단기준을 정립하는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Vestibular Disorders (ICVD) Meeting이었다. 메니에르병이나 이석증 등의 바라니 진단 기준들이 이러한 미팅을 통해 정해지고 다듬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에 감회가 깊었고, 그것을 현장에서 체험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신선한 기분이었다. 이번 ICVD Meeting에서는 vascular vertigo, acute unilateral vestibulopathy, cervical vertigo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의 김지수 교수님께서 첫 번째 주제인 vascular vertigo의 발표를 맡아주셨다(Fig. 2). 바라니 학회 전반을 경험하며 전정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회인 바라니 학회에서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위상과 연구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자부심과 함께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을 얻을 수 있었다. Acute unilateral vestibulopathy (=vestibular neuritis)에 대한 내용을 들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최신 지견에 뒤쳐지지 말고 업데이트하여 진료현장에서 적용하는 성실한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고, 그동안 알쏭달쏭해서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자신이 없었던 주제인 cervical vertigo에 대한 발표는 병태생리에 대한 가설들을 정리해주어 많은 공부가 되었다.
5월 10일 화요일, 학회의 둘째 날은 작고하신 이원상 교수님의 뜻을 기리며 제정된 Won-Sang Lee Award 시상과 함께 시작하였는데, 여러 국적의 젊은 연구자들이 수상하는 모습에 축하를 보냄과 동시에 전정 분야에 헌신하셨던 이원상 교수님께서 학회에 가지셨을 애정을 상상해보며 깊은 울림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Fig. 3). 둘째 날의 프로그램은 메니에르병의 최신 지견과 치료, 전정 재활, 전정질환의 유전학 및 분자생물학적 접근, 소아의 전정 평가, 그리고 첫날에 미처 못 다룬 이석증과 전정 평가, vestibular implant를 또다시 나누어 다루는 등 저녁 8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학회 둘째 날 저녁은 Korean Night라 하여 바라니 학회에 참가한 한국 연구자들이 모두 모여 맛 있는 저녁을 함께 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Won-Sang Lee Award 수상자와 동료 연구자 몇 분도 함께 참가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첫날과 둘째 날 학회가 끝나고 다른 병원에서 참석하신 연구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일상의 이야기와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워질 수 있었던 점은 이번 바라니 학회가 준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었다.
둘째 날 밤에는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셋째 날 아침이 밝았고, 다소 늦게 학회장에 도착해서 벌써 학회의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에 아쉬움을 가득 안고 마지막 발표들을 경청하였다. 비행기 시간에 맞춰 아쉬움을 남긴 채 학회장을 떠났고 또다시 18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하여 시차 적응과 함께 바쁜 일상으로 복귀하여 아직은 남아있는 아련한 기억들을 정리하여 본 소감문을 작성하였다. 소감문을 작성하느라 바라니 학회 홈페이지에도 방문하여 학회의 역사 등을 읽어보며 학회에 대한 애정을 더 키울 수 있었다. 2년 뒤에 있을 다음 바라니 학회, 그리고 4년 뒤에 웁살라에서 열릴 바라니 학회에도 꼭 참가하여 그때마다 학문적으로 성장해 있기를 바라며, 또 이번 학회에서 만나 뵈어 여러모로 따뜻한 말씀을 주시고 연구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이 소감문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Fig. 1.
학회 첫날 오전, 대한평형의학회에서 마련한 단독 심포지움 진행 중 발표 대기 중인 홍성광, 송재준 교수와 좌장을 맡은 김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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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학회 첫날 오후,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Vestibular Disorders Meeting에서 vascular vertigo를 주제로 발표 중인 김지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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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학회 둘째 날 오전, Won-Sang Lee Award 시상 중인 김규성 교수와 3명의 수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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