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 전정안구반사의 이상을 보인 단독 타래 경색 1예
Isolated Floccular Infarction with Impairment of High-Frequency Vestibulo-Ocular Reflex: A Case Report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he flocculus plays a crucial role in control of eye movements. Based on animal experiment, it is suggested that the flocculus is important for governing vestibuleocular reflexes. In humans, an isolated floccular lesion is extremely rare. We report oculomotor abnormalities in a patient with unilateral infarction of the flocculus, and compare our results with those of previously reported patients with floccular lesion.
서론
타래(flocculus)는 전정안구반사(vestibule-ocular reflex, VOR)와 안구 운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구조물이다[1]. 동물 연구에서 원숭이의 타래를 제거하면 주시 고정, 원활 추종안구운동(smooth pursuit), 전정안구반사 억제(VOR cancellation)에 이상이 발생하였다[2,3]. 사람에서 원활추종안 구운동은 주로 편도(tonsil)에서 관여하며, 타래는 전정안 구반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하지만 사람에서 단독 타래 병변은 매우 드물어 그 역할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저자들은 고주파 전정안구반사검사에서 이상을 보인 단독 타래 경색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78세 남자 환자가 내원 당일 갑자기 발생한 회전성 어지럼으로 응급실에 왔다. 어지럼은 체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증상은 지속적이었고, 구역, 구토를 동반 하였다. 이명이나 이충만감, 청력 저하 등과 같은 청각증 상은 호소하지 않았다. 환자는 수년 전에 고혈압을 진단 받고 약물 복용 중이었다.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정상이었고, 혈액 및 소변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지만, 심전도에서 심방세동이 관찰되었다. 신경이과적 진찰에서 좌측으로 향하는 수평-회선 안진이 관찰되었고, 두부충동검사(head impulse test)에서 우측으로 두부충동 시 교정성신속안구운동(corrective saccades)이 관찰되었다. 스큐편위나 안구운동 장애는 없었다. 소뇌기능검사에서 사지 실조는 보이지 않았으나 균형장애로 혼자서 서거나 걷지 못하였다. 다른 신경학적 진찰에서 구음장애, 안면근육 마비, 사지마비 및 감각장애는 없었다. 편측 기울어짐은 없었으나 서지 못할 정도의 심한 균형 장애를 보여 뇌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였으며, 좌측 타래에 급성기 뇌경색 병변이 보였다(Fig. 1). 자기공 명혈관조영술에서 척추뇌기저동맥을 포함한 뇌혈관은 정상이었다. 입원 이후 시행한 비디오안진검사에서 좌측으로 향하는 수평-회선안진이 여전히 관찰되었고, 시고정을 제거하면 안진이 증가하였다. 두진후안진검사와 체위 검사에서 안진의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원활추종안구운 동과 신속안구운동(saccade)은 정상이었다. 비디오두부충 동검사에서는 양측 수평반고리관과 뒤반고리관의 이득 (gain) 저하와 함께 교정성신속안구운동이 관찰되었다. 수평반고리관의 이득은 좌측(0.85; 정상: 0.87–1.04)에 비해 우측(0.51; 정상: 0.92–1.0)에서 더 저하되어 있었지만, 뒤반고리관의 이득은 비슷하게(우측 0.57, 좌측 0.52; 정상: 0.85–1.09) 저하되어 있었다(Fig. 2A). 공기를 이용한 냉온 교대온도안진검사는 정상이었고, 회전의자검사(rotatory chair test)와 주관적시수직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은 없었다. 안저 촬영에서 안구회선은 관찰되지 않았고, 순음청력검사에서 양측 고음역 저하 외에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환자에게 항응고제를 투여하였고, 어지럼은 점차 호전되었다. 2달 후 재시행한 비디오두부충동검사에서 수평반고리관의 이득은 우측 0.96, 좌측 1로 호전되었으나 우측에 교정성신속안구운동이 남아있었다. 후반고리관의 이득은 우측 0.73, 좌측 0.54로 약간의 호전을 보였다(Fig. 2B).
고찰
타래는 원활추종안구운동, 주시고정, 전정안구반사 등과 같은 여러 안구운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동물 연구에서 원숭이의 타래를 수술적으로 제거하였을 때 원활추종안구운동의 이상, 편심성 주시고정 (eccentric gaze-holding) 이상, 하향안진을 보였으며 신속안 구운동은 비교적 정상이었다[3]. 약물을 주입하여 타래의 기능을 억제한 연구에서는 병변 측으로의 원활추종안구 운동과 전정안구반사 억제의 이상이 확인되었다[4].
타래에 혈액을 공급하는 전하소뇌동맥(an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은 등가쪽 교뇌와 속귀에도 혈액을 공급하고 있어 뇌간과 속귀 구조물들의 손상이 없는 타래 단독 병변은 발생하기 어렵다. 사람에서 타래 단독 병변은 2예 정도 보고되고 있으며[5,6], 이 중 한 예는 편도 일부에도 함께 병변이 있었다[6]. 두 예 모두 급성어지럼 증상을 보였고, 신경학적검사에서 안구운동과 전정안구반사에 관련된 이상만을 보였다(Table 1).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병변 측으로 향하는 자발안진과 병변 반대측으로 향하는 안구기울임반응(ocular tilt reaction)을 보였다. 이는 평소 타래가 전정신경핵(vestibular nucleus)을 억제하고 있지만, 타래 손상으로 병변 측 전정신경핵이 탈억제(disinhibition)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5]. 또한 특징적으로 두부충동검사 시 양측 또는 병변 반대측의 전정안구 반사 이득이 감소되어 있었다. 이에 반해 회전의자검사에서는 전정안구반사 이득이 증가되어 있었고, 냉온교대안진검사에서는 정상 또는 병변 측이 저하되어 있어 자극 주파수에 따라 전정안구반사 기능이 다르게 침범됨을 알 수 있었다. 동물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 양쪽 타래를 제거한 원숭이에서 저주파 자극에서는 전정안구반사 이득이 증가했지만 고주파 자극에서는 이득이 감소하였다[4]. 이것으로 볼 때 평소에 타래가 저주파 전정안구반 사는 억제하고 있는 반면, 고주파 전정안구반사의 기능은 촉진시키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5,6].
우리 환자에서도 보고된 증례들과 마찬가지로 병변 측을 향하는 자발안진과 비디오두부충동검사에서 전정안 구반사의 이득 저하가 관찰되었다. 이에 반해 냉온교대안 진검사는 정상이었고, 안구기울임반응과 주관적시수직 편위는 관찰되지 않았다. 비디오두부충동검사의 경우 양쪽 수평반고리관뿐만 아니라 후반고리관의 이득 역시 저하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전 보고들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던 결과이다. 후반고리관의 이득 저하는 일부 고령에서도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타래 경색과는 무관할 가능성도 있다[7]. 하지만 증상 발생 2개월 뒤 재시행한 비디오두부 충동검사에서 우측 후반고리관의 이득이 일부 호전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타래 경색에 의한 이상일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Purkinje세포는 전반고리관과 수평반 고리관에서 기원하는 전정안구반사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후반고리관에 반응하는 타래 Purkinje세포도 존재함을 증명하였고, 여기에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mma aminobutylic acid) 주입 시하방 전정안구반사(downward VOR)의 장애가 발생하였다 [8].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볼 때 타래 병변 시 이번 증례처럼 수평반고리관뿐만 아니라 후반고리관의 전정안구반사 이득 역시 저하될 수 있다. 또한 타래에서 전정신경핵으로의 투사(projection)는 동측으로 발생하나, 양측 전정신경핵이 사이신경원으로 상호연결(reciprocal interneuron connection)되어 있기 때문에, 편측 타래 병변이라 하더라도 반고리관의 이득 저하가 양측으로 발생했다고 판단된다[6].
Notes
저자들은 이 논문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의 충돌이 없음을 명시합니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2020년도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임상연구비 지원으로 이루어졌음.